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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선량한 차별주의자 리뷰

by 보물창고 주인 2023. 5. 29.

선량한 차별주의자 도서 이미지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창비 
<차별받지 않기 위한 노력에서 차별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


선량한 차별주의자 발췌

p11 희망적인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별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이다. 다만 차별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을 곳곳에서 만난다.

 

p28 하지만 특권을 일부 사람들만 향유하는 것은 아니다. 특권이란 주어진 사회적 조건이 자신에게 유리해서 누리게 되는 온갖 혜택을 말한다.
특권을 말하자면 가진 자의 여유로서,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이다.

 

p33 누군가는 여전히 특권이란 말이 불편할 수 있다. 한국인으로서 혹은 남성으로서 이렇게 살기 힘든데 나에게 무슨 특권이 있는거냐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불평등이란 말이 그러하듯, 특권 역시 상대적인 개념이다. 다른 집단과 비교해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유리한 질서가 있다는 것이지, 삶이 절대적으로 쉽다는 의미가 아니다.

 

p38 내가 서 있는 땅이 기울어져 있는가 아니면 평평한가. 기울어져 있다면 나의 위치는 어디쯤인가. 이 풍경 전체를 보려면 세상에서 한발짝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이 세계가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 알기 위해 나와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사람과 대화해보아야 한다. -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바뀐다>

 

p66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외부의 시선에서 시작되지만, 그 구성원들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내면의 시선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집단에 소속감을 가지면서 그 집단을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때 그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에,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곧 자기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흡수되고 이 고정관념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고정관념을 내면화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역량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어빙 고프만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인 낙인이 내면화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사회가 부여한 낙인을 자신 안에 내면화하고, 스스로를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긴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개인적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굳이 타인들인 노골적으로 차별하지 않아도 본인들이 소극적으로 행동하면서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차별적인 구조가 유지된다. 차별을 받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 부족하고 열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저항을 하지도 않는다. - < 생각이 현실이 된다>

 

p74 구조적 차별은 차별이 차별이 아닌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미 차별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고 지속되어 충분히 예측가능할 때, 누군가 의도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차별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차별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부터 불이익을 얻는 사람까지 질서 정연하게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불평등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간다. - <구조적 차별>

 

p127 어떤 집단에 대한 혐오감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마음가는대로 행동할 때 불평등은 더욱 깊어진다. 안타깝지만 법과 규범 없이 개인들의 자발적 합의를 통해 평등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불평등한 체제를 유지시키는 우리 감정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p139 거리는 중립적인 공간이듯 보이지만 그 공간을 지배하는 권력이 존재한다. 익명의 다수가 시선으로써. 말이나 행위로써 혹은 직접적인 방해난 법적 수단을 통해 그 거리에 어울리지 않는 불온한 존재를 단속하는데 동참한다.

 

p142 싫은걸 싫다고 표현할 수 있는 건 권력이다.

 

p186 차별이 구조화된 사회에서는 개인이 행하는 차별 역시 관습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p187 불평등한 사회가 고단한 이유는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도록 부당하게 종용하기 때문이다.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부정의에 대한 책임을, 차별을 당하는 개인에게 지우는 것이다. 그래서 삶이 불안하다. 아프거나 실패하거나 어떤 이유로건 소수자의 위치에 놓이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감상평​


1970년대 태어나 남녀차별이 당연하던 시절을 살았고 남편을 만나 딸 한명 낳고 몇 년동안이나 아들낳으라는 압박을 받았다. 경력단절을 겪고 해마다 재계약을 하는 50더하기 중년의 나이에 남녀차별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무언지 온몸으로 느낀 나로서 차별받지 않기 위해 소심하게 반항하면서 살았다. 인류의 절반이 여자였지만 그 변화는 더뎠고 그나마 최근 그 변화는 가파르다. 어찌보면? 특권층이라 볼 수 있는 남자의 불편함 심기는 여기저기서 여과없이 표출되고 있다. 그에 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은 요원하기만 하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내가 겪은 차별이라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 역시 선량한 차별주의자였다. 일반적으로 다수 집단에 속했던 나도 일상적으로 차별을 하고 있었다.

예멘난민 입국때도 그랬고 장애인 지하철 시위때도 그랬다. 예멘 난민 입국때는 종교를 이유로 반대했고 장애인 자하철 시위때는 왜 출근시간에 ..? 라며 그들을 무조건 비난했다. 절박함이었겠지..

너무 일상적이라 알지못했던 구조적 불평등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만 한다면 우리중 누구라도 차별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농담, 습관, 고정관념 등 일상에서 무의식적인 차별과 억압이 이루어진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몰랐다', '예민하다'는 방어적인 자세보다 더 잘알기 위한 노력의 기회로 삼겠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불쾌한 감정'을 다룰 수 있을때 사회는 달라질 수 있다.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법과 규범없이 자발적 합의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의문이다.

때로는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빌 수 있는 까칠함 내지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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